집에 있는데도 숨이 막히는 것 같았던 경험, 공황장애를 알아보게 된 이유
TV를 보다 보면 공황장애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이야기하는 연예인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비행기를 타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좁은 공간이나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것조차 두려웠다고 이야기합니다. 많은 사람 앞에 서거나 카메라 앞에서 일을 해야 하는 직업인데도 갑작스러운 불안과 신체 증상 때문에 활동을 중단했다는 이야기도 접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얼마나 불안하면 저 정도로 힘들까?’라고 생각하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도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고 그때의 경험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울증이 있었을 때 집에 가만히 있는데도 갑자기 숨이 막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밖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비행기나 엘리베이터처럼 빠져나가기 어려운 장소에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분명 익숙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집인데도 숨이 답답하게 느껴지니 그 순간에는 당황스러웠습니다. 마음이 힘들다는 것이 몸으로도 이렇게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낯설기도 했습니다.
다만 지금 돌이켜본다고 해서 당시 제가 경험했던 숨 막히는 느낌을 공황장애였다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 경험만으로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것이 아니며, 숨이 답답하다는 증상 하나만으로 공황장애를 판단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도 호흡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고 심장이나 폐를 비롯한 여러 신체적인 문제에서도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경험은 제가 공황장애를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마음이 불안한 것’과 ‘숨을 제대로 쉬기 어려운 것 같은 신체적인 느낌’이 이렇게 가까이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몰랐습니다. 특히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사람도 속으로는 엄청난 두려움과 신체 증상을 견디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공황장애가 단순히 겁이 많거나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라는 식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공황발작은 단순히 ‘불안한 기분’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공황장애를 이해하려면 먼저 공황발작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게 매우 강한 두려움이나 불편감이 밀려오면서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두근거리고, 숨이 가쁘거나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며,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프고, 땀이 나거나 몸이 떨리는 등의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 현실이 아닌 것 같은 낯선 느낌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고 ‘이러다 죽는 것은 아닐까’, ‘내가 통제력을 잃는 것은 아닐까’라는 강한 공포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공황장애는 공황발작을 한 번 경험했다고 바로 진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상하지 못한 공황발작이 반복되고, 다시 발작이 생길까 오랫동안 걱정하거나 발작을 피하기 위해 생활방식이나 행동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진단하게 됩니다. 따라서 심장이 한 번 두근거렸다거나 숨이 잠깐 답답했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공황장애라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제가 방송을 통해 접했던 이야기 중에는 비행기나 엘리베이터, 사람이 많은 장소를 이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이러한 장소에 대한 회피가 공황장애를 가진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황발작이 생겼을 때 빠져나가기 어렵거나 도움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느끼는 장소나 상황을 심하게 두려워하고 피하는 경우에는 광장공포증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넓은 공간이나 밀폐된 공간, 줄을 서거나 사람이 많은 장소, 혼자 외출하는 상황 등이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사람마다 양상은 다릅니다.
또한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우울증이 있다고 반드시 공황장애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공황장애가 있다고 반드시 우울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 역시 우울증이 있었던 시기에 숨이 막히는 듯한 경험을 했다는 사실만 가지고 두 질환을 직접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가 경험한 것은 어디까지나 당시의 실제 증상이고, 그 원인을 의학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심장이 심하게 뛰는 증상은 공황발작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다른 신체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처음 경험하는 심한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있거나 의식을 잃을 것 같고 증상이 매우 심하다면 ‘공황장애겠지’라고 스스로 결론 내리지 말고 필요한 경우 즉시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황장애는 참는 문제가 아니라 치료하고 다시 생활을 회복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공황장애에 대해 알아보면서 제가 가장 잘못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는 ‘불안한 마음을 잘 다스리면 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공황발작을 실제로 경험하는 사람에게는 단순한 걱정이나 긴장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강렬한 신체적·정신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이 “아무 일도 없는데 왜 그래?”, “마음을 편하게 먹어”라고 이야기한다고 해서 바로 사라지는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공황장애에는 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등이 사용될 수 있으며 의료진은 증상의 정도와 다른 질환의 가능성, 함께 나타나는 정신건강 문제 등을 살펴 치료방법을 결정합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공황발작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감각을 지나치게 위험한 신호로 해석하는 과정이나, 두려움 때문에 특정 상황을 계속 피하게 되는 행동 등을 살펴보고 이를 변화시키는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피하는 것이 항상 해결책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한번 심한 불안을 경험한 장소를 다시 가는 것이 무서워 피하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마음이 편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피하는 장소와 상황이 점점 늘어난다면 혼자 외출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직장에 가는 평범한 일상까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혼자 참고 두려운 장소에 억지로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증상이 심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태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상처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사자가 얼마나 힘든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도 제가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에 집에서조차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을 경험하기 전에는 정신적인 어려움이 몸의 증상으로 느껴지는 것이 얼마나 당황스러운 일인지 충분히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직접 그런 순간을 경험하고 나니 누군가가 불안이나 공황 증상을 이야기할 때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그래’라고 가볍게 넘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생활 속에서는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적절한 신체활동, 스트레스 관리가 전반적인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카페인이나 술이 불안이나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습관과 증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관리가 전문적인 치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 때문에 외출이나 직장생활, 가족생활 등 일상이 제한될 정도라면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정신건강의학과 등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공황장애가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기에 익숙한 집 안에서도 숨이 막히는 듯한 순간을 경험했고, 이후 공황장애로 일상생활이 어려웠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예전과는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내가 직접 겪지 않은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것을 의지의 문제로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갑작스러운 두근거림이나 숨 막힘, 죽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혹시 나도 공황장애가 아닐까?’라고 걱정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증상 몇 가지를 인터넷에서 비교해 스스로 결론 내리기보다 전문가에게 정확하게 평가받아 보셨으면 합니다. 반대로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공황장애로 힘들어한다면 ‘별일 아니야’라는 말보다 그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두려움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것이 더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작은 순간과 공황장애에 대해 알아보면서 알게 된 정보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의 어려움도 몸이 아픈 것처럼 적절한 도움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건강정보 안내
이 글은 제가 우울증이 있었던 시기에 집에서도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을 경험했던 개인적인 일을 계기로 공황장애에 대해 알아본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당시의 호흡 불편감이 공황장애 때문이었다는 의미는 아니며, 저는 이 경험만으로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호흡곤란이나 가슴 통증, 심한 두근거림 등은 공황발작 외에도 여러 신체적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처음 발생했거나 심하고 지속되는 경우에는 스스로 공황장애라고 판단하지 말고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평가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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